부러진 "행어"


자전거 차체와 드레이크를 연결해주는 "행어"라는 부품을 사기 위해 토요일 아침 집 근처 자전거 샵에 전화를 해보았다.

한 군데 샵에서 맞는 행어가 있는지 찾아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향했다.

10시 30분에 도착하니 10시 30분에 오픈 한다던 가게는 아직 오픈 전이다.

10분 정도 기다렸다.

45분쯤 닫힌 셔터가 올라가며 가게 문이 열렸다.

전화로 행어를 문의했다고 말씀드리며 부러진 행어를 보여주었다.

이에 자전거샵 사장은 책상 밑 구석진 바닥에서 비닐봉투를 하나 꺼내었다.

안에는 갖가지 모양의 행어가 수북하였다.

내가 가지고 간 행어와 일일이 모양을 맞추어보더니 몇 분 안지나 딱맞는 행어를 찾았다.

가격을 물어보니 2만원을 달라고 하였다.

오프라인 샵에 방문하기전에 인터넷으로 5천원 남짓하는 가격을 보고 간터라.. 그 가격이 쉽게 수긍가지 않았다.

재차 가격을 물어보았으나 답변은 달라지지 않았다.

맞춤 부품이라 하지만 손가락만한 부품이 왜이리 비쌀까 싶었다.

구매를 포기하고 가게를 나왔다.

근처의 다른 자전거샵에 전화를 하여 부품을 확인 후 두번째 샵으로 향했다.

두번째 샵에서는 새 부품 중에는 맞는게 없었고,

다른 자전거에서 휘어져서 빼놓은 행어가 모양이 맞았다.

두번째 샵의 주인은 휘어진 행어를 이리저리 열심히 펴기 시작했다.

10여분 정도 펴는 작업을 하더니 다 됐다면서 첫 번째 샵과 마찬가지로 "2만원"을 달라고 했다.

새 부품도 아니고, 휘어져서 빼놓은 부품을 망치로 두드려 펴서 주더니 2만원을 달라니...

다른 가게에서 새제품 2만원인데 헌거 펴주면서 2만원은 너무 비싸다고 다시 한번 물어봤으나,

인자하고 마음씨 좋게 생긴 주인 아저씨는 여전히 2만원을 고수했다.

더 흥정하지 않고 그냥 가게를 나왔다.

인터넷으로 구매해도 되는데, 부품을 사서 바로 수리하고 싶어 오프라인샵을 방문했던거였다.

2만원이 아닌 1만원정도였으면 바로 구매했을지도 모르겠다.

택배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실물을 보고 살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온라인가격보다 더 지불할 생각은 있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지불가치는 1만원정도였다

하지만 오프라인샵의 주인들은 마치 호구라도 만난 듯, 부르는게 값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변형된 부품을 펴서 주는데도 말이다.

집으로 돌아온 후 조금 기다려도 저렴하게 사자는 생각에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가격은 부품가 4,300원, 배송비 2,500원.. 합 6,800원이다.

그리고 방금 택배가 출발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내일이면 도착하겠다.


거래가 성사되려면 판매사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 사이의 판매가와 구매가가 일치해야 한다.

나는 이미 5천원 정도면 구할 수 있다는 정보가 있기에

바로 구매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2만원이라는 오프라인샵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인터넷쇼핑으로 오프라인 매장들이 어렵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든 정보검색과 가격비교가 가능하고

택배라는 훌륭한 유통시스템을 통해 하루 이틀이면 원하는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시대다.

변화된 소비환경, 구매형태를 오프라인 샵들은 아직 따라가지 못하는 듯 하다.

Posted by p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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